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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차례 폭풍이 몰아치는데

연일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이 은행 저 은행 손실을 발표하고, 어널리스트들의 기대치를 밑돈 발표로 주식이 곤두박질치고 그에 따르는 대량의 감원사태.

작년 말부터 이곳 뉴욕의 월스트릿의 Financial District 에 불어오는 현상이다.
그리고 지난주, 거의 3달동안 신문과 Bloomberg 뉴스에 top headline 면에 오르내리던 우리 회사도 끝내 구조조정(Restructure)를 발표하고, 어제 금요일 일사천리로 중복되는 업무를 맡은 사람부터 실적이 부진하고 많은 손실을 입힌 부서의 직원들을 하나 둘 Layoff (퇴사조치) 시켜 버렸다.  목요일 발표에, 다음날 금요일... 정말 하루 아침에 이 모든일이 일어나 버렸다.

Good Bye everyone!
Good Luck to everyone!
It has been a great pleasure... 등 다양한 이메일들이 순식간에 어제 아침부터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어느때보다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에 대한 퇴직보상이 클 것이라는 CEO 의 발표도 있었고, 자진해서 먼저 그만두고 나가겠다는 직원들이 있었다 해도, 순식간에 벌어진 이 사건과 아쉬움이 담긴 이런 이메일들을 어제 아침부터 받기 시작하니... 그 기분은 참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않다.

우리 부서에서도 3명이 그만 두고 나가는데, 가장 충격적인건 내가 모셨던 Director 가 포함이 되었다는 것이다.  갑작스런 일이라 놀라기도 하고, 전혀 그럴 이유가 없는데 충격적으로 다가온 내 Boss 에 대한 이 일은 우리 팀 동료들 모두에게 정말이지 큰 뉴스로 다가온 하루였다.  이제 누가 부서를 이끌어 줄 것이고, 누가 이 사람만큼 잘 이끌어 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마져 들게하는 하루를 보냈다.

자신이 자진해서 그만두고 나가는 것이라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래도 한가지 아쉬움이 남는건 워낙 우리의 작년도 실적이 좋아 새롭게 2008년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그리고 전혀 서브프라임 사태와 성관이 없던 그런 부서였는데 이러한 일이 터진 것이고... 어디로 옮기게 되더라도 후에 또 다시 함께 일해볼 기회가 있을까라는 아쉬움도 조금씩 찾아오고 있다.

하루 하루 실제로 내가 느끼는, 아니 나 뿐만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이곳 미국경제의 체감온도는 신문과 뉴스에서 연일 이야기 하는것보다 더 심각하게 느껴지고 있다.  올해 말이면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거라는 막연한 소식에서 부터, 그래도 그렇게 오래가지 가겠냐 하는 조금은 희망을 담은 메세지까지... 하지만, 보이는 수치상으로도 너무나 곪을대로 곪아버린 경제적인 상처가 생각보다 더 크고 끝나가기는 커녕 이 상처가 조금씩 다른 Sector (분야)로 옮겨져 더 나쁜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데에 더 큰 심각성이 있어 보인다.  도미노 현상이 이제 막 시작이 된것 처럼 보이는데, 자신들의 업무 영역에 큰 타격이 오지는 않을까 하는 그런 마인드에서 비롯되는 정확하지 못한 마켓팅 동향이 일어나고 있기도 하다.

오는 월요일 출근하고는 바로 내 Boss 에 방문을 노크해 보아야 겠다.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의견을 나누고 싶은 것들도 많은데, 3월말 새로운 도전을 위해 우리를 떠나는 그 친구를 위해 마지막 2주 최선을 다해 도와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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