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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ing posts from 2006

한 해를 잘 마무리하려

하루라도 일 생각없이 편하게 잠이 들 수가 있을까?... 라는 바람을 농담식으로 건네며 늘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퇴근을 한다. 우리 팀의 고참이자 보스는 대만계 미국인으로, 나와 같은 동양인이라 일하는 스타일도 그리고 생각도 늘 흡사하여 함께 일하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그리고 또 한명의 동료는 프랑스계 미국인으로, 함께 일하면서 느끼는건 '그래, 이래서 유럽인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국 본토에서 자란 미국인과는 분명 다른 무언가가 느껴진다.  불어 액ㅤㅅㅔㅌ트가 섞인 영어 표현도 그렇고... 우리팀은 Asset Management 팀으로, 회사내의 포트폴리오 시스템과 딜링시스템 그리고 위험관리 시스템등 Asset Management Division 의 모든 시스템을 support 하고 개발하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물론,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일에 비해 팀원이 너무 적다는게 문제이기는 하지만.  아래로 두명의 컨설턴트를 두고 일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리소스에 업무량이 과다하다. 뉴욕 본사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쉽게 접근이 가능하지만, 내가 맡은 영국 지사의 Fixed Income 쪽은 5시간의 시간차가 나기에 사실 쉽게 support 하는게 어렵다.  그래서 늘 이른 아침과 늦은 밤까지 소프트웨어 시스템 확인하고 모니터링하고 하다보면, 거의 잠 자는 시간을 빼고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아침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게 되는데, 이제 이렇게 고민하고 걱정하며 출퇴근하는게 습관이 되고 일의 일부분이 되어 간다. 11월 중순으로 잡힌 또 다른 포트폴리오 시스템의 오픈이 순조롭게 끝나 2006년을 잘 마무리하고 싶은데,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곳에 남긴다.

런던에 와 보니

뉴욕과 뉴저지에 산지 벌써 87년 부터이니 20년이 되어가는데, 이곳 영국 런던에 처음 와보니 미국과 다른게 있다면 은행과 증권사가 모여있는 곳이라해도 고층건물들이 거의 없는것 같다. 지금 묵고있는 Liverpool street 의 Great Eastern Hotel 주변만 봐도 오피스 빌딩이 많지만, 뉴욕처럼 고층건물은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퇴근길 길거리에 즐비한 맥주바를 보면서 뉴욕과 다른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이렇게 나와 서서 마시는 곳은 그리 흔하지 않기에, 퇴근 후 한 두잔씩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영국인들을 보고 있자니 뉴욕의 월스트릿의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듯 하다. 출장 첫날 사고가 터져 한바탕 트레이딩 데스크에서 큰 일을 치루고는 금요일 아침까지는 그럭저럭 조용히 넘어가고 있다.  다음 금요일까지 준비하고 처리해야 할 일들이 쌓여 있지만, 큰 일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하나 둘 끝마치고 다시 뉴욕으로 돌아갈 수 있을것 같다. 이틀 전에는 뉴저지에서 네덜런드로 그리고 이곳 런던으로 회사때문에 옮겨온 형님과 즐겁게 만나 인사를 나누었는데, 예전과 변함없고 늘 그대로 한결같은 형님이라 보기 좋았다.  어렸을때 캐나다로 이민온 교포로, 늘 열심히 일하며 가정에 충실한 형님을 뵈면 나 또한 마음가짐을 다시하게 되니... 바에 앉아 맥주를 나누며 이런저런 좋은 조언 많이 해주셔 고마왔고, 회사에서 런던 출장이 잦을것 같다면 이를 좋은 기회로 삼아 발전의 기회로 삼으라는 말도 잊지 않고 해 주셨다. 아직 30대 후반, 마흔은 되지 않은 나이이기에... 미국생활 하며 나이를 생각지 않고 사는게 흔한 일이 되어버렸기에... 아직도 내가 하는 분야에서 한창 때이고 젊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시 잡아 먹는다. 오늘 저녁에는 보고싶던 아내와 딸 아이기 뉴저지에서 날아온다. 딸 아이는 아빠보러 런던에 오는것도 모르고 지금은 한참 자고 있겠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부랴부랴 준비하고 옷입을 아내를 보며 덩달아 신나 할 모습을 떠 올린다. 사랑하고 사

24/7

24 / 7 일하면서 팀 멤버들간에 우스개소리로 하는 24 hours 7 days a week 이라는 말, 뉴욕과 런던의 트레이딩 데스크를 커버하다 보니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저녁먹는 시간과 가족들과 잠시 휴식을 취하는 시간 외에는 Nextel 과 Blackberry 로 족쇄가 채워져 있다해도 심한 말은 아닐듯 싶다.  이른 아침부터 퇴근까지 개발하랴 모니터링하랴 그리고 서포트하랴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집에 와 잠시라도 쉴라하면 이내 피곤해 잠이 들어버리지만, 그것도 잠시 이른 새벽 런던시간에 맞춰 전화라도 들어오면 다시금 일어나 상황봐가면 출근을 해야하니... 분명 24시간 일주일 내내 일하는것과 같다해도 과장된 말은 아닐듯 싶다. 월요일 아침 런던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긴 줄에 입국수속을 마치고 이내 택시를 잡아타 회사로 향하는데, 떠나올때 미국 달러대비 영국 파운드가 비싸다는건 매일같이 보고 있지만 이렇게 직접 감을 잡아보니 쉽게 지갑에서 돈이 나오질 않는다.  Liverpool street 까지 공항에서 출근시간의 극심한 교통혼잡으로 1시간 20여분이 지난 후 도착하니 미터기는 벌써 68 파운드란다.  뉴욕에서라면 거의 140불에 가까운 금액인데, 출장경비라 다행이지 여행으로 왔다면 뉴욕에 비해 택시요금이 거리에 비해 두배 이상인듯 한 느낌이 다가온다. 런던지사로는 처음 방문이라, 트레이딩 데스크 사람들과 직접 얼굴을 보며 처음 인사하고 그동안 전화로만 했을때 그렸던 이미지와 순식간에 비교도 해 보았다.  도착과 함께 책상에 쌓인것은 런던에 있을 2주동안 해결해야 할 이슈들이다.  철저하게 annual budget 에 따라 움직이는 미국회사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할까, 개개인들의 1년 연봉과 보너스등은 물론 한해동안 해 온 일들과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되지만 그래도 예전에 일해보았던 한국회사에 비해서 더 일이 많은게 사실이다. 수요일 새벽 4시, 아직 5시간의 뉴욕과의 시간차이가 바뀌지 않았는지 잠을 청해도 이른 새벽에 눈이

낮과 밤이 바뀌어 버린듯

런던 지사의 트레이딩 부서에 새롭게 fund management unit 이 만들어 진 이후로, 영국 런던의 업무시간에 맞춰 일을 하다보니 낮과 밤이 바뀔것 같다.  시스템에 문제라도 생기면 영락없이 페이저로 호출이 들어오고, 옆에서 자고있던 아내는 덩달아 걱정되는듯 일어나 먼저 무슨일이냐고 묻곤한다. 5시간이 앞서가니, 정확히 이곳 뉴욕보다 다섯시간이 앞서가니... 이곳 시간으로 새벽 3시면 런던의 트레이딩 부서는 분주히 일하고 있을 시간이다. 지난 1월 새롭게 fund unit 이 만들어지고 작년부터 준비해왔던 fixed income trading 시스템은 지금껏 큰 문제없이 잘 운영되고 있는데, 또 한번 새로운 fund management unit 이 이번 가을에 만들어진다니 그 업무방침과 risk 관련 모듈을 또 한차례 수정 또는 새롭게 만들어 두는 작업이 곧 시작이다. 이렇게 런던지사 트레이딩 시스템 모니터링을 하며 support 한지 벌써 1년 반이 되어가니, 낮과 밤이 바뀌어 버리는것 같은 느낌이다. 이번 일요일에는 새로운 fund management unit 의 모듈 정리와 준비를 위해 2주간 런던으로 출장을 떠나는데, 왠지 예전과 달리 출장을 가는게... 아니 집을 떠나 있다는게 어린아이가 엄마품을 잠시 떠나 어디론가 가는듯 한 기분이 드는건 왜일까? 부쩍 커버린 딸 아이와 아내가 벌써 부터 그리울것 같다...

새벽에 또 한차례 일을 치루고

새벽 4시 45분, 전화 벨소리가 잠을 깨웠다. 또 한차례 큰 일이 생겼다 싶어 얼른 일어나 전화를 받아보니, 역시 런던지사의 트레이딩 부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일하면서 느끼면서 또 금새 잊고 또 다시 시작하는 일이지만, 이쪽 딜링쪽 부서의 트레이더들의 성격은 이리저리 오가고... 때로는 한없이 좋다가도 이렇게 문제가 생겨 트레이딩 하는데 지장이 생긴다면 참 당해내기가 힘이든다. 다행히도 큰 문제가 아니라 전화로 시스템 엔지니어에게 어떻게 하라고 일러주고, 이내 잠을 다시 청하려하니 새벽 5시... 차라리 그냥 출근하는게 나겠다 싶어 커피 한잔을 손에들고 그대로 출근을 해 버렸다. 그 동안 큰 딜들이 별로 없어 좀 조용하긴 했는데, 오늘은 조금씩 딜들이 많아지는게 눈에 들어왔다.  100 밀리언 50 밀리언 그리고 계속해서.... 이렇게 큰 액수를 종이 한장으로 오고가며 거래하는 걸 보면, 트레이더들의 돈에 대한 개념은 어떻게 서 있는지 예전부터 참 궁금했다. 윈도우즈 서버에서 리포팅을 담당하는 웹서비스 딜링시스템을 받치고 있는 유닉스 서버, 그리고 데이터베이스를 쥐고있는 또 다른 유닉스 서버등... 중간 하나라도 인터페이스 한 부분이 문제가 생기는 날이면 어김없이 그 날 하루는, 아침 아니 새벽부터 이렇게 전쟁이 시작된다.   새벽 일찍 들어온 전화벨 소리에 가족에게 조심스럽다. 내일 새벽은 아무 문제없이 조용히 지나가야 할텐데 하는 바램으로, 하루를 마감하고 있다.

아빠 스토리타임 해줘

킨더가튼 (유치원)에 다니는 만 5살 딸 아이는 오늘도 어김없이 잠자리에 들어 이 아빠를 졸라대었다.  매일같이 잠자리에 들때면 엄마와 아빠가 교대로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해 주는데, 새해 들어서는 모든게 이 아빠의 몫이 되어버렸다. ABC 에서 부터 원투쓰리포... 헌드레드. 올 9월이면 미국은 또 다른 새학기가 시작이 되고, 딸 아이도 초등학교 1학년으로 들어가게 된다.  2000년 9월, 우리에게 찾아온 딸 아이가 벌써 초등학생이 될거라 생각하니 뿌듯함 반에 책임감 반이 크게 다가온다.  미국에서 태어나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딸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교육시켜야 할지가 나와 내 아내에게는 큰 숙제이고 공부할 중요한 과제가 된 셈인데, 오늘도 저녁을 먹고 앉아서는 딸 아이의 교육문제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영어 단어를 좀더 익힐 수 있도록 학원에 보내자는 아내의 이야기에 속으로는 '벌써 부터 공부에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가?' 라는 마음에 불쌍한 생각이 들어버린 나는 좀더 있다가 보내자고 하다가.... 그만 아내의 주장에 굽히고 말았다. '아빠, 나도 책 잘 read 하면 좋을것 같아.' 딸 아이가 요즘들어 자주 하는 이야기이다.  스토리를 해 주면서 잠이 들때나, 책을 읽혀주면 잠자리에 들게 할때에... 딸 아이도 책을 못읽는것에 대해 답답함을 느끼는 나이가 벌써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니, 아빠로서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 싶다. 감기는 눈을 억지로 참아내고는 '아빠, 스토리 타임 해줘...' 하며 졸라대는 딸 아이의 말에 오늘도 재미난 주제가 없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어렵게 또 하나의 이야기를 꾸며 만들어 내는 내 모습에 세상 모든 아빠들의 모습이 들어있으리라...

시스템 오픈, 일주일 하고 열흘이 지났다

작년 3월부터 준비해온 fixed income 시스템이 이미 구동에 들어간지 일 주일이 지났는데, 큰 문제가 없이 잘 돌아가고 있는것 같다.  본사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시스템에 인터페이스하고 daily process 하고 하는 작업들을 만들고 하다보니, 새로 개발한 시스템이 아닌데도 마치 처음부터 새롭게 설계하여 완성한 시스템같이 느껴진다. 첫번째 딜이 들어올때, 불안감 반에 설레임 반... fixed income 시스템쪽에서 그리 유명한 회사는 아님에도 인터페이스가 수월하다는 이유로 구입해 온 시스템인데, 중간에 본사의 리포팅시스템과 다른 시스템들과 함께 맞물려 돌아가는 부분이 많아서 꽤 작업도 많았고 테스팅기간도 길었었는데... 이제 우리 팀의 손을 거쳐 런던과 뉴욕의 트레이더들 손에 넘어가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큰 문제없이 일 주일이 지났지만, 그 와중에 새벽 3시에 런던에서 들어온 전화에 놀라 일어나 회사 시스템에 vpn 으로 연결하여 들어가 확인해 보고, 별 문제가 아니어 이내 해결되었지만 다시 잠을 잘 수가 없어 새벽 5시에 회사로 출근하기 위해 나갔던 일은 재미있는 하루의 사건이었다. 그 이후로는 좋은 습관이라 할까?  9시 출근시간보다도 훨씬 일찍 출근하여 7시 30분이면 어김없이 회사에 나가 책상에 앉아 런던쪽 부터 모니터링하는 습관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마음도 훨씬 편안하고 여유로운것 같다.  출근길 혼잡으로 1시간이 넘게 걸리던게, 일찍 출근을 하니 고속도로도 복잡하지 않고 40여분 만에 회사에 도착할 수 있으니... 이 좋은 습관, 계속해서 해 나갈 수 있을까?

리스크넷 닉네임으로

저의 일과 관련된 정보와 넋두리를 담으려 합니다. 87년 뉴욕으로 와 줄곧 뉴욕/뉴저지에서 살고 있으니 미국 생활이 벌써 19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닉네임에 조금은 나와있듯이 Risk 와 Trading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엔지니어입니다.  10년 넘게 줄곧 증권사와 Risk 관련사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생겼던 작은 일들, 혹시라도 나누면 도움이 될 만한 일들을 이곳에 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