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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ing posts from March, 2007

NexTel 이 울린다

금요일 밤 10시 10분, 한 주를 마감하고 쉬고 있는데 불청객이 울어댄다. NexTel 전화기로 메세지가 들어온다 - NexTel 은 상대와 무전호출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되는 미국의 셀룰러폰 서비스사 이름이다. 트레이딩 데스크의 오늘 마감 프로그램이 하나는 저녁 7시, 또 다른 하나는 저녁 8시에 돌아가는데... 무슨 영문인지 저녁 8시에 첫번째로 돌아가는 프로세스가 response 가 없어 2시간째 헛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문제가 생기면 시스템이 바로 나에게 이렇게 메세지를 보내니 NexTel 은 영락없이 족쇄인 셈이다. 자동으로 돌아가게 스케쥴 해두었던 모든 프로세스를 정지시키고, 회사 유닉스 서버로 들어가 메뉴얼로 하나 하나 돌리도록 바꾸어 두고 이제 하나 둘 프로그램들을 돌리고 있는 중이다.  아내는 모처럼만에 남편과 한국 비데오를 보며 쉬려 한다며 좋아했는데, 다시 컴퓨터 앞에 앉은 나를 보고는 자야겠다며 눕더니 벌써 꿈나라이다.  하루 하루 갈수록 배가 커지고, 이제는 손을 올려놓고 가만히 있으면 18주째 된 아기가 움직이는것이 느껴진다.  7년전 딸 아이 가졌을때도 그랬지만, 지금 와서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못했던 공부를 다시금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건, 그 만큼 아내에게 첫 아이때는 못했었나 하는 미안함도 든다. 20분 전에 마감, end-of-day process 를 시작했으니 2시간은 넘게 걸린텐데... 이야기 할 사람도 곁에서 그만 잠이 들어버리고... 이 NexTel 이라는 것이 휴가를 갈때도 챙겨야 하고 거기에 BlackBerry (이메일을 수신하고 보낼 수 있는 Device) 까지 함께 허리에 차고 다니니, 마음 편히 휴가도 갔다 오지 못하는 신세가 되어가는 것 같다. 너무 편하게 모든것을 바꾸어 버린 컴퓨터와 그외 통신 장비들이지만, 그로 인해 우리 사람들이 좀 더 편히 쉬려고 했는데... 때로는 그것으로 우리가 구속이 되어버리는 것을 발견한다. 누군가 그런 이야기를 했

아빠 brother 도 괜찮아

아내의 임신이 14주째가 되던 때에 산부인과에서 초음파를 하며 boy 라고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실 때에 딸 아이가 옆에 있다가 듣고는 한 말... '아빠 boy 도 괜찮아!' 내심 딸 아이와 아내는 또 딸 아이를 원했었다. 나 또한 아들 딸 구별없이 딸 아이의 좋은 친구이자 동생이 되었음 하는 바램으로 그리 원했었는데... 아들이라는 이야기를 듣곤 만 6살인 딸 아이는 아빠를 보며 이내 현실에 적응해 버린다. 그리곤 아내의 얼굴에서 이상스럽게 웃음이 맴 돌았다. 그래, 아내도 아들을 속으로는 원했었나 보다. 장남이기에 그런 생각을 했었나? 난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아내는 이제 막 마흔이 되는 나이에 늦동이를 아들이 원했나 보다. 미국 생활을 하다보면 나이를 묻는 사람이 없어 나이를 잊고 사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노산이라 말씀하시곤 나이를 보시더니 다시금 우리 얼굴을 쳐다 본다.   잔나비 띠이면..... 그래 이제 마흔줄에 다 왔구나. 아내와 난 그날로 다시금 우리의 나이를 돼새기며 씩 웃었다. 사실, 딸 아이를 위해 또 다른 여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이번에는 하늘에서 사내아이를 선물해 주신것이다.  아버지도 늦게나마 손주를 보신다니 기분이 좋으시다 말씀하시는데, 정말 좋아하실 분이 우리에게는 지금 안계시는데... 하늘에 계신 우리 장모님 참 많이 좋아하셨을거라 우리 부부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