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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슨 강의 기적

어제 오후 미팅을 막 끝내고 자리로 들어와 앉는데, 허드슨 강으로 작은 비행기가 하나 추락했다는 뉴스가 구글뉴스로 들어왔다.  예전에 몇 번 있었던 일이라, 그냥 관광헬기가 떨어졌겠거니 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 다시 퇴근 할 때즘 블룸버그 래디오 뉴스를 차에서 트는 순간, 일반 에어버스 여객기라는 것과 모든 사람이 하나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구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기적' 이라고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었습니다..

미국의 경기는 일반 뉴스에서 나오는 내용들 보다 훨씬 심각하고, 이쪽 Asset Management 쪽에서 일하는 저에게는 그와 관련된 뉴스와 분석기사들을 매일같이 먼저 접하고 있기에 실제 느끼는 체감지수는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처음으로 감원을 할거라는 소문과, 여기저기 은행들이 나가 떨어지고, Credit market 이 움츠려 들어 전혀 돈이 돌지 않는 상황이 되면서... 주변에 제가 아는 분들 몇분도 개인 비즈니스를 이제 접거나 힘들게 손해보면서 버티고 계십니다.  Retail 쪽은 훨씬 안좋은것 같아, 올해에는 얼마나 많은 상점과 점포들이 문을 닫게 될지 모를일이며, 미국의 '빅 3'라는 자동차 업계도 아무리 구제방안을 내 놓아도 이미 등을 돌려버린 미국인들의 반감과 그들에 대한 신뢰성은 회복하기가 힘이 들 정도입니다.

주변 한국에서 조기 유학을 왔다가 이제 다시금 짐을 정리하고 돌아가시는 분들고 종종 보이고, 여기저기 부도가 나고 사업이 망했다고 들려오는 소식들이 왜 이리 많은지 두렵기까지 합니다.  이제 내 발등에도 같은 불이 떨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엄습해 옵니다.   지금 미국의 경기는 생각 이상으로 심각하고, 가뜩이나 얼어 붙어버린 부동산 시장이 더욱 더 심하게 얼어붙을 것 같아 보이며, 아직도 터지지 않은 상업용 부동산쪽이 서서히 고개를 들며 무섭게 터질 듯 합니다.  부동산 매매에 먹이사슬 처럼 엮여있는 브로커들과, 변호사들, 그리고 은행의 loan officer 등... 그리고 오늘 다시 나온 일본 자동차업계의 대대적인 감원과 생산 감량 뉴스까지.

여기서 바라보는 한국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정부가 나서서 괜찮다고 해도, 서민들과 국민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실제로 느끼는 고통은 발로 뛰고 직접 함께 해 보지 않고서는 느낄 수가 없는 아픔인 것이지요. 모두가 함께 분담하며 이겨내야 할 때인듯 싶은데...

그렇게 심란하고 걱정스러운 뉴스만이 매일 아침마다 쏟아져 들어올때에 어제 오후에 들어온 이 기적같은 뉴스는 잠시나마 나와 내 아내, 그리고 직장 동료들과 나누는 대화의 주제를 다른쪽으로 돌리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위기 의식을 느끼고, 하지만 침착하게 대처하고 마지막까지 비행기 내부에 남은 사람들이 없는지 둘러보고 나왔다는 '설리번' 기장의 위험관리 능력과 책임감은 사실은 한 집안의 가장인 나에게도 큰 배움을 가장 짧은 시간동안에 전해 주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블룸버그 뉴욕시장의 브리핑 말미에 "We can do anything" 이라는 말은 그 만큼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훈련하던 뉴욕의 emergency 시스템을 대변해 주었습니다.  아울러, 위험관리 대처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실생활에서 일깨워준 정말 값진 '허드슨 강의 기적' 이었습니다.

위험관리는 일상 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고만을 위한것이 아닙니다.
지금 힘든 경제 상황에서도 모두 해당되는 사항인 만큼, 경제를 지휘하는 사람들 모두 '하나된 국민' 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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